촛불정국의 중심에 섰단 다음 아고라의 모습이 참으로 혼란스럽다. 촛불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도 그렇지만, 다음이 바꾸어놓은 시스템이 더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얼마전 모든 관심이 아고라에 몰려 있을 때 갑작스럽게 아고라 토론방 개편을 했다.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두 가지였는데, 첫째는 게시자의 IP를 부분공개한 것이고, 둘째는 찬성베스트와 반대베스트를 동시에 공개한 것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변화는 찬성베스트와 반대베스트를 동시에 공개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반대 의견 역시 찬성 의견과 같이 공개함으로써, 전략적으로 반대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아고라 역시 이러한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결국 정확한 여론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찬성-반대의 의미가 없어진 토론방, 여론 파악이 더 헷갈려져
* 다음 아고라의 자유토론방, 찬성베스트와 반대베스트가 게시판 위에서 전광판 역할을 해준다
기존에 찬성 베스트 의견이 게시판 위에 '전광판'처럼 나와있던 것을 찬성/반대로 개편한 것이다. 이 방향은 여론에서 거부한 의견까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는 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샀다. 만약 의도적으로 반대 글을 올리면 그들에게 정치적인 이점이 돌아갈 우려도 있었다. 결국 이러한 방법은 추천/반대 버튼을 누르는 걸 망설이게 만들었다. 그리곤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 바로 글 서두에 '이 글을 반대베스트로' 라는 표시하여, 양 전광판을 모두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은 반대 베스트로'... 뛰는 다음 위에 나는 아고리언
결국 다음의 찬성-반대 의견 표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아고라 네티즌들이 찬성/반대 베스트와, 논쟁글의 원리를 이용하여 베스트란을 모두 장악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네티즌들은 '화제'가 될만한 글들을 적극적으로 '띄워놓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다음에서 애초에 의도했던 것들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 토론방 개편의 의의가 없어진 것이다. 오히려 토론방은 이런 방법을 통해 제대로 된 찬반여론을 알기 힘들어져버렸다. 이는 결국 아고라 이용자들의 불편보단, 아고라를 지켜보는 이들이 여론을 판단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 할테니 말이다.
아고라 토론방 개편의 실패, 다음의 실패일까 Big Brother의 실패일까?
아고라 개편은 초기부터 정부의 외압설 등 여러가지 의문 속에서 진행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여론 왜곡과 여론 분산을 의도하는 세력에 의해 아고라도 개편이 되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고, 이는 여전히 밝혀진 바 없이 의심만 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것이 아고라 토론방 개편을 다음의 실패로만 볼 수 없는 이유이다.
비록 다음 아고라의 개편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안의 네티즌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론 형성 역시 잘 이루어지고 있다. 약간의 불편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개편을 의도한 측의 의도는 하나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상처만 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다음이 되었건, 다른 세력이 되었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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