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도심에는 두 개의 한국이 존재했다. 부시를 환영하는 한 개의 한국과, 부시를 환영하지 않는 다른 한 개의 한국이었다. 두 개 모두 우리의 한국이었지만 한 쪽은 합법으로 법의 보호를 받았고, 다른 한 쪽은 불법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어제 서울 광장에서는 수많은 노인들이 파란잔디위에 올라가 ‘We love bush' 피켓을 들고 부시 美대통령의 방한에 열렬히 환영했다. 정부는 이들의 집회가 합법이라고 했다. 얼마전까지 비슷한 집회는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던 정부였다. 그동안 광우병 대책위가 서울광장을 합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집회신고를 내왔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은 일도 있었다. 모든 집회를 불법으로 치러야했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어제 두 집회는 모두 부시 방한을 두고 이루어진 집회였다. 한 쪽에서는 부시를 환영했고, 한 쪽에서는 부시를 반대했다. 부시의 방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지만 분명했던 건 두 가지 다 ‘정치적 성격’을 가진 집회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보호를 받았고, 한 쪽은 경찰의 탄압을 받았다.
어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두 개의 한국’이었다. 같은 시각 같은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바로 그건 대한민국의 정의의 저울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현 정부가 정의로워 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이미 어느 정도의 부정의를 감수하고 뽑아준 정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맘 놓고 부정의 하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우리에게도 정의의 여신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 한 손엔 법전을, 한 손엔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이 말이다. 그리고 그 정의의 여신이 언젠가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라는 것도 명심하라.
본래의 정의의 여신상은 평행한 저울을 들고, 누구에게든지 평등하고 정의로운 법집행을 보장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의의 여신상은 평행한 저울을 들고 있지 않다. 정부의 입맛에 따라 ‘실용적으로’ 저울을 기울이곤 한다.
어제의 집회를 보라. 정의의 여신이 평행한 저울을 들고 있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한 쪽은 차벽으로 보호해주고, 한 쪽은 마구잡이로 연행해가는 이 현실이 과연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묻고 싶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국민을 차별하는 것은 도저히 정의로운 공권력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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